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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생전
핵심 정리
‘국선생전’의 주제의식
이규보는 이 작품을 통해 술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덕과 패가망신의 인과 관계를 군신 사이의 관계로 옮겨 놓고, 그 성패를 비유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주인공 국성을 신하의 입장으로 설정하고 있음이 주목되는데, 이는 유생의 삶이란 근본적으로 신하로서 군왕을 보필하여 치국의 이상을 바르게 실현하는 데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라 하겠다. 신하는 군왕으로부터 총애를 받게 되면 자칫 방자하여 신하의 도리를 잃게 되어, 한때 유위유능(有爲有能)한 존재에서 국가나 민생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전락하기 쉽고, 마침내 자신의 몰락까지 자초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신하는 신하의 도리를 굳게 지켜 나감으로써 어진 신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때를 보아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작자는 국성의 공적은 막힌 것을 열어 주고, 경화된 것을 풀어 주는 데 있다고 하여 스스로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선생전’과 ‘국순전’과의 관계
이규보의 ‘국선생전’은 임춘의 ‘국순전’과 마찬가지로 술(누룩)을 의인화의 대상으로 하였지만 그 주제는 다르다. ‘국순전’은 도량과 인품을 갖추고 있는 국순이 방탕한 군주에게 등용하되었다가 세상을 어지럽히고는 은퇴해서 곧 죽었다는 내용으로, 정사를 돌보지 않는 군주까지 비판하면서 술로 인한 폐해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에 ‘국선생전’의 국성은 도량이 크고 성품이 어질며 충성이 지극한 긍정적 인물로 서술되었다. 국성이 ‘국선생’이라 불린 점이라든가, 만년까지 제 본분을 지키고 화평한 삶을 누린 것이 이와 같은 인식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두 작품은 술의 내력, 성질, 효능 등을 사람의 개성, 기질, 욕구 등으로 의인화하는 수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나, 사건 구조와 인물형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 가운데서 술의 효능과 가치를 훨씬 긍정적으로 표현한 쪽은 물론 이규보의 ‘국선생전’이다.
국순전과 국선생전의 비교
1 . 공통점- 관련 인물과 지명, 서술 방식 등에 있어 많은 유사성이 발견된다.
(국선생전이 국순전에 영향을 받음)
술(누룩)을 의인화한 점 - 술의 내력, 성질, 효능 등을 사람의 개성, 기질, 욕구 등으로 의인화하는 수법
2 . 차이점-사건의 구조와 인물형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임
① 국순전- 요사하고 아부하는 정객을 꾸짖고 방탕한 군주를 풍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술로 인한 폐해 드러냄
② 국선생전- 총애를 받다가 방종하여 물러나 반성하고 근신할 줄 아는 인간상으로 나중에 백의종군하는 충절의 대표적 인간상으로 사회적 교훈 드러냄, 술의 효능과 가치를 훨씬 긍정적으로 수용
작품의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임춘의 ‘국순전'과 함께 술(누룩)을 의인화하여 교화를 목적으로 한 가전(假傳)문학이다. 이 작품이 비록 '국순전'의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으나, 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면이나, ‘위국충절'의 주제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다르게 평가된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드러나는 인물의 행동 양식은 <국순전>의 ‘국순'과는 다른 행동을 보여 준다. 즉 ‘국선생'은 비록 미천한 몸이었지만 성실히 행동하였기 때문에 관직에 등용되었고, 또 총애가 지나쳐 잘못을 저지르지만, 물러난 후 후회할 줄 알며, 국난을 당해서는 백의종군하였다는 행동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볼 때, 이 작품은 주제의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교훈을 강조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가전(假傳)은 고려 중엽부터 창작된 양식으로서, 사물을 역사적 인물처럼 의인화하여 그 가계(家系)와 생애 및 공과(功過)를 전기 형식으로 서술한 한문 문학 양식이다. 따라서, 실전(實傳)에 상대되는 뜻으로 가전이라 하며, 의인 전기체라고도 한다. 가전 속의 사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나름의 개성과 기질, 욕구를 가지고 희비와 성쇠를 겪으며 살아가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국 선생전’은 임춘(林椿)의 ‘국순전(麴醇傳)'과 마찬가지로 술(누룩)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주제는 다르다. ‘국순전'은 주인공인 국순이 세상에서 귀하게 대접받고, 방탕한 군주에게 크게 등용되었다가 나라를 어지럽혀서 내침을 당하고, 분한 나머지 병이 들어 죽는다는 내용이다. ‘국선생전'의 국성은 일시적인 시련을 견딜 줄 알아서 성품이 어질고 덕과 충성이 지극한 긍정적 인물로 서술되었다.
▶ 고려 때의 학자면서 문신인 이규보가 지은 것으로, 술을 의인화한 국성을 위국 충절의 대표적 인물로 등장시켜 분수를 모르는 인간성의 비정을 풍자한 가전체 작품이다.
작자는 이 작품을 통해 술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덕과 패가망신의 인과 관계를 군신 사이의 인과 관계로 옮겨 놓고, 그 성패를 비유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주인공 국성을 신하의 입장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 주목되는데, 이는 유생의 삶이란 근본적으로 신하로서 군왕을 보필하여 치국의 이상을 바르게 실현하는 데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였다. 신하는 국왕으로부터 총애를 받다보면 자칫 방자하여 신하의 도리를 잃게 되어,, 국가나 민생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전락하기 쉽고, 마침내 자신의 몰락까지 자초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신하는 신하의 도리를 굳게 지켜나감으로써 어진 신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때를 보아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 이 작품은 임춘의 ‘국순전’과 함께 술(누룩)을 의인화하여 위국충절을 교화한 가전 문학이다. ‘국선생전’은 ‘국순전’의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으나, ‘국순전’이 향락만을 일삼는 요사한 벼슬아치를 풍자한 반면, ‘국선생전’은 위국충절의 대표적 인물을 등장시켜 사회적 교화를 강조하였다.
이 작품에 대한 작자 자신의 사평(史評)을 보면,
“국씨는 본래 한미한 농가의 소생으로 기신하여 국사에 기여했으며, 제왕의 마음을 윤택하게 하여 태평성대를 이루는 데 공이 컸으나, 과분한 은총을 입고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혀 그 화가 자손에게까지 미쳤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원한도 없이 물러나 자성하였고, 만년에는 분수를 지킬 줄 알았으며 천수(天壽)로 세상을 마쳤다. ‘기미를 보아 이루어 나간다. 즉 순리를 알고 처신한다’라는 주역의 기록과 부합되는 바가 있지 않느냐?”
고 하였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술을 의인화하여 그 인물을 ‘선생’이라 일컫고, ‘국성(麴聖)’이라고까지 칭찬했다. 국성의 공적은 막힌 것을 열어 주고, 경화된 것을 풀어 주는 데 있다고 본 데에서 작자 자신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 고려 때의 학자면서 문신인 이규보가 지은 것으로, 술을 의인화한 국성을 위국 충절의 대표적 인물로 등장시켜 분수를 모르는 인간성의 비정을 풍자한 가전체 작품이다.
작자는 이 작품을 통해 술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덕과 패가망신의 인과 관계를 군신 사이의 인과 관계로 옮겨 놓고, 그 성패를 비유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주인공 국성을 신하의 입장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 주목되는데, 이는 유생의 삶이란 근본적으로 신하로서 군왕을 보필하여 치국의 이상을 바르게 실현하는 데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였다. 신하는 국왕으로부터 총애를 받다보면 자칫 방자하여 신하의 도리를 잃게 되어,, 국가나 민생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전락하기 쉽고, 마침내 자신의 몰락까지 자초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신하는 신하의 도리를 굳게 지켜나감으로써 어진 신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때를 보아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 이규보는 이 작품을 통해 술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덕과 패가망신의 인과 관계를 군신 사이의 인과 관계로 옮겨 놓고, 그 성패를 비유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주인공 국성을 신하의 입장으로 설정하고 있음이 주목되는데, 이는 유생의 삶이란 근본적으로 신하로서 군왕을 보필하여 치국의 이상을 바르게 실현하는 데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라 하겠다. 신하는 국왕으로부터 총애를 받다보면 자칫 방자하여 신하의 도리를 잃게 되어,, 한때 유의유능(有爲有能)한 존재에서 국가나 민중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전락하기 쉽고, 마침내 자신의 몰락까지 자초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신하는 신하의 도리를 굳게 지켜나감으로써 어진 신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때를 보아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작가는 국성의 공적은 막힌 것을 열어 주고 경화된 것을 풀어 주는 데 있다고 하여 스스로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임춘의 국순전과 함께 술(누룩)을 의인화하여 교화를 목적으로 한 가전 문학이다. 이 작품이 비록 국순전의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지만, 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면이나, '위국충절'을 주제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다르게 평가된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드러나는 인물의 행동 양식은 '국순전'의 국순과는 다른 행동을 보여 준다.
즉 '국 선생'은 비록 비천한 몸이었지만 성실히 행동하였기 때문에 관직에 등용되었고, 또 총애가 지나쳐 잘못을 저지르지만, 물러난 후 후회할 줄 알며, 국난을 당해서는 백의 종군하였다는 행동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볼 때, 이 작품은 주제 의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교훈을 강조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대한 작자 자신의 평을 보면, "국씨는 본래 한미한 농가의 소생으로 기신하여 국사에 기여했으며, 제왕의 마음을 윤택하게 하여 태평성대를 이룬느 데 공이 컸으나, 과분한 은총을 입고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혀 그 화가 자손에게까지 미쳤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원한도 없이 물러나 자성하였고, 만년에는 분수를 지킬 줄 알았으며 천수로 세상을 마쳤다. '기미를 보아 이루어 나간다, 즉 순리를 알고 처신한다'라는 주역의 기록과 부합되는 바가 있지 않느냐?"고 하였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술을 의인화하여 그 인물을 '선생'이라 일컫고, '국성'이라고까지 칭찬했다. 국성의 공적은 막힌 것을 열어 주고, 경화된 것을 풀어 주는 데 있다고 본 데에서 작자 자신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연구 문제
1. 이 작품을 '소설'이 아닌 가전체 문학으로 보는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 도입․전개․평론이라는 구성상의 전형성, 전거(典據)의 나열에 불과할 뿐 형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 내적 세계가 독자성을 띠지 못함 등이 이유이다.
2. 이 글에 나타난 주인공의 성격을 살펴보자.
▶ 이 글은 술을 의인화하여 충직한 위국 충절의 대표적 인물로 등장시켜 사회적 교훈을 강조한 글이다.
3. 작가의 창작 의도면에서 이 작품과 ‘국순전’의 차이를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
▶ ‘국순전’은 순(醇)의 일생을 통하여 당시의 사회상을 비판하려는 의도에서 창작되었고, ‘국선생전’은 성(聖)을 모범적 인물로 형상화함으로써 당시 사회의 귀감으로 삼으려는 의도에서 창작되었다.
4. 이 작품에서 의인화된 명칭으로 볼 수 있는 단어들을 찾아 각각 술과의 관련성을 추리해 보자
▶ 국성(麴聖) : 국(麴)은 ‘누룩’이라는 뜻이다. 술은 누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성이며, 이름을 성(聖)으로 한 것은 술의 긍정적인 녀을 칭송하여 성인(聖人)과 대비시킨 것이다.
① 성의 조상 : 누룩을 이르는 말이며 누룩은 따뜻한 곳에서 잘 뜨기 때문에 溫(따뜻할 온)이라는 고장에서 살았다고 하였다.
② 성의 조부 모(牟) : 牟는 ‘보리’라는 뜻으로 술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의인화된 것이다.
③ 성의 아비 차(차) : 차는 ‘흰 술’이라는 뜻이다.
④ 곡씨(穀氏) : 곡(穀)은 ‘곡물’을 이른다. 술은 누룩과 다른 곡물과 빚어서 담그기 때문에 곡씨의 딸과 결혼하였다 한 것이다.
⑤ 치이자(鴟夷子) : 鴟夷는 말가죽으로 만든 자루로 , 술을 담아 두는 데 쓰였다.
5. 이 작품에서 국성의 벗으로 도잠과 유영을 지정한 까닭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자.
▶ 이 두 사람은 모두 속세의 명리에 집착하지 않고, 시와 술을 즐기며 살아간 현자들이었기 때문에 술을 의인화한 국성의 벗으로 지정한 것이다.
① 도잠 : 동진 시대 시인 도연명을 가리킴. 대표작으로 ‘귀거래사’, ‘도화원기’ 등이 있음
② 유령 : 진나라 때 속세을 떠나 자연에 묻혀서 풍류 생활을 하던 죽림칠현의 한 사람. 주덕송(酒德頌)이란 작품이 있음
6. 본문 중에 나오는 다음 내용을 술과 연관시킬 때, 어떤 상황을 표현한 것인지 설명해 보자.
성이 벼슬을 그만두자 제*(臍_ 마을과 격(膈) 마을 사이에 도둑들이 떼 지어 일어났다. 임금은 이 고을의 도둑들을 토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적임자가 쉽게 물색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성을 장수로 삼아 보내니, 부하를 몹시 엄하게 통솔했고, 모든 고생을 군사들과 같이 했다. 성은 수성(愁城)에 물을 대어 한 번에 함락시키고...
(성이 벼슬을 그만두었다는 것은 술을 못 먹게 되었다는 의미이며, 수성은 ‘근심의 성’이란 뜻이 있다. 그리고 수성을 함락시킨 물은 ‘술’을 가리킨다.)
술을 못 마시게 되자 배꼽과 가슴 사이에, 즉 배에 병이 생겨 근심거리가 되었다. 이에 다시 술을 마시니 근심이 없어진 것이다.
작품 내용
국성(麴聖-맑은 술)의 자(字)는 중지(中之-곤드레)이니, 주천(酒泉-춘추 전국 시대의 주나라에 있던 땅 이름, 이곳에서 나는 물로 술을 빚으면 술맛이 좋다고 함)고을 사람이다. 어려서 서막(徐邈-중국 위나라 사람으로 지독한 애주가)에게 사랑을 받아, 막(邈)이 이름과 자를 지어 주었다. 먼 조상은 본시 온(溫)땅 사람으로 항상 힘써 농사지어 자급(自給)하더니, 정(鄭)나라가 주(周)나라를 칠 때에 잡아 데려 왔으므로, 그 자손이 혹 정나라에 널려 있기도 하다. 증조(曾祖)는 역사에 그 이름을 잃었고, 조부 모(牟-보리를 의인화한 명칭)가 주천(酒泉)으로 이사하여 거기서 눌러살아 드디어 주천 고을 사람이 되었다. 아비 차(醝-흰 술 차, 흰 술을 의인화)에 이르러 비로소 벼슬하여 평원독우(平原督郵-맛이 좋지 않은 술, 뒤에 청주종사와 반대 의미)가 되고, 사농경(司農卿-司農侍의 벼슬아치. 사농시는 고려 때 제사에 쓰이는 米穀(미곡)과 적전(籍田) 일을 맡아보던 관아) 곡(穀-곡식을 의인화한 말, 술은 누룩과 곡물로써 만들었다. 술의 재료)씨의 딸과 결혼하여 성(聖)을 낳았다.
국성의 가계와 신분
성(聖)이 어려서부터 이미 깊숙한 국량(局量-도량)이 있어, 손님이 아비를 보러 왔다가 눈여겨보고 사랑스러워서 말하기를,
“이 아이의 마음과 그릇이 출렁출렁 넘실넘실 만경(萬頃)의 물결과 같아 맑혀도 맑지 않고, 뒤흔들어도 흐리지 않으니 그대와 더불어 이야기함이 성(聖)과 즐겨함만 못하이.(주인공의 성품)” 하였다.
자라나자 중산(中山) 유령(劉伶-위·진 시대의 竹林七賢(죽림칠현)의 한 사람, 酒德頌(주덕송)을 지음, 술을 좋아하던 사람)과 심양 도잠(陶潛-도연명, 술을 좋아했던 사람)과 더불어 벗이 되었다. 두 사람이 일찍이 말하기를,
“하루만 이 친구를 보지 못하면 비루함과 인색함이 싹 돋는다.”
하며 서로 만날 때마다 며칠이 가도 기쁨을 잊고 문득 마음에 취(醉)하고야 돌아왔다.
국성의 성품과 도량
고을에서 조구연(糟丘掾-거르지 않은 술 조, 조구라는 아전, 원래는 술지게미가 처마까지 닿았다는 뜻)을 시켰으나 미처 나아가지 못하였고, 또 나라에서 청주종사(淸州從事-질이 좋은 술, 무반 잡직의 벼슬, 평원독우와 반대의 의미)로 불러 공경(公卿)이 번갈아 가며 천거하니, 위에서 명하여 조서(詔書)를 공거(公車-兵車(병거)-전쟁에서 쓰이는 수레)에서 기다리라 하였다. 이윽고 불러 보시고 목송(目送-작별한 사람이 멀리 갈 때까지 바라보며 보냄)하며 말하기를,
“저 군이 주천(酒泉)의 국생(麴生)인가. 짐(朕)이 향기로운 이름을 들은 지 오래였노라.”
하였다. 이보다 앞서 태사(太史)가 아뢰기를, 주기성(酒旗星)이 크게 빛을 낸다 하더니, 얼마 안 되어 성(聖)이 이른지라 임금이 또한 이로써 더욱 기특히 여기었다.
국성의 관계 진출
곧 주객낭중(主客郎中) 벼슬을 시키고, 이윽고 국자제주(國子祭酒-나라의 제사에 올리는 술-벼슬이름)로 올리어 예의사(禮儀使-예의범절을 관리하는 관리)를 겸하니, 무릇 조회(朝會)의 잔치와 종조(宗祖-한 종교의 敎祖(교조))의 제사 · 천식(薦食-천신-봄·가을에 신에게 하는 굿-할 때 올리는 음식) · 진작(進酌-임금께 나아가 술을 올림)의 예(禮)에 임금의 뜻에 맞지 않음이 없는지라, 위에서 기국(器局-사람의 도량과 재간)이 둠직하다 하여 올려서 후설(喉舌-목구멍과 혀, 벼슬이름)의 직에 두고, 우례(優禮-두터운 예우, 국성에 대한 임금의 태도)로 대접하여 매양 들어와 뵐 적에 교자(轎子-고관들이 타는 가마-술상)를 탄 채로 전(殿)에 오르라 명하며, 국선생(麴先生-그의 위국 충절하는 덕을 높이는 의미)이라 하고 이름을 부르지 않으며, 임금의 마음이 불쾌함이 있어도 성(聖)이 들어와 뵈면 임금은 비로소 크게 웃으니, 무릇 사랑받음이 모두 이와 같았다.(후략)
국성에 대한 임금의 사랑
<후략 이야기>
성품이 온순하므로 날로 친근하며 임금과 더불어 조금도 거스름이 없으니, 이런 까닭으로 더욱 사랑을 받아 임금을 따라 함부로 잔치에 노닐었다.
아들 혹(酷-독할 혹), 폭, 역(醳(-진한 술 역)이 아비의 총애를 받고 자못 방자하니(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요소), 중서령 모영(毛穎-붓)이 상소하여 탄핵하기를, “행신이 총애를 독차지함은 천하가 병통으로 여기는 바이온데, 이제 국성이 보잘 것 없는 존재로서 요행히 벼슬에 올라 위가 3품에 놓이고, 내심이 가혹하여 사람을 중상하기를 좋아하므로 만인이 외치고 소리지르며 골머리를 앓고 마음 아파하오니(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요소 나열-탄핵 이유), 이는 나라의 병을 고치는 충신이 아니요, 실로 백성에게 독을 끼치는 적부입니다. 성의 세 아들이 아비의 총애를 믿고 횡행 방자하여 사람들이 다 괴로와하니, 청컨대 폐하께서는 아울러 사사(賜死)하여 뭇사람의 입을 막으소서.” 하니, 아들 혹 등이 그날로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자살하였고, 성은 죄로 폐직되어 서인이 되고, 치이자(-술항아리)도 역시 일찍이 성과 친했기 때문에 수레에서 떨어져 자살하였다.
일찍이 치이자가 익살로 임금의 사랑을 받아 서로 친한 벗이 되어 매양 임금이 출입할 때마다 속거에 몸을 의탁하였는데, 치이자가 일찍이 곤하여 누워있으므로 성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자네 배가 비록 크나 속은 텅 비었으니, 무엇이 있는고?”하니 대답하기를, “자네들 따위 수백은 담을 수 있네.”하였으니, 서로 희학함이 이와 같았다.
성이 파면되자, 제 고을과 격 고을 사이에 뭇도둑이 떼 지어 일어났다. 임금이 명하여 토벌하고자 하나 적당한 사람이 없어 다시 성을 발탁하여 원수로 삼으니, 성이 군사를 통솔함이 업하고 사졸과 더불어 고락을 같이하여 수성(愁城)에 물을 대어 한 번 싸움에 함락시키고 장락판을 쌓고 돌아오니, 임금이 공으로 상동 후에 봉했다.
1년 뒤에 상소하여 물러나기를 빌기를, “신은 본시 옹유의 아들로 어려서 빈천하여 사람에게 이리저리 팔려다니다가, 우연히 성주를 만나 성주께서 허심탄회하게 저를 후하게 받아 주시어 침닉(沈溺)에서 건져내어 하해 같은 넓은 도량으로 포용해 주심에도 불구하고 홍조에 누만 끼치고 국체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앞서 삼가지 못한 탓으로 향리에 물러가 편안히 있을 때 비록 엷은 이슬이 거의 다하였으나 요행히 남은 물방울이 유지되어, 일월의 밝음을 기뻐하여 다시 벌레가 덮인 것을 열어젖혔습니다.. 또한 양이 차면 넘어지는 것은 물(物)의 떳떳한 이치입니다. 이제 신이 소갈병을 만나 목숨이 뜬 거품보다 굽박하니, 한 번 유음을 내리시어 물러가 여생을 보전하게 하소서.”하였으나 임금은 윤허하지 않고 중사를 보내어 송계, 창포 등 약물을 가지고 그 집에 가서 병을 치료하게 하였다.
성이 여러 번 표를 올려 굳이 사직하니, 임금이 부득이 윤허하자 그는 마침내 고향에 돌아와 살다가 천명으로 세상을 마쳤다. 아우 현은 벼슬이 이천석에 이르고, 아들 익, 두, 앙, 남 등은 도화즙을 마셔 신선술을 배웠고, 족자 추, 미, 엄은 다 적이 평씨에 속하였다.
사신(史臣)은 이렇게 평한다. “국씨는 대대로 농가 태생이며, 성은 순덕과 청재로 임금의 심복이 되어 국정을 돕고 임금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여 거의 태평을 이루었으니, 그 공이 성대하도다. 그 총애를 극도로 받음에 미쳐서는 거의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혔으니, 그 화가 비록 자손에 미쳤더라도 유감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만년에 분수에 족함을 알고 스스로 물러가 능히 천명으로 세상을 마쳤다.「역」에 이르기를 ‘기미를 보아 떠난다.[見機而作(견기이작)-순리를 알고 처신함)’ 하였으니, 성이 거의 그에 가깝도다.“
* 후략의 감상- 구성의 행적과 행적에 대한 포상 부분으로 그의 처신의 칭찬이 史評(사평)으로 이루어져 있는 부분이다. 이 장면 중 국성의 행적에서 보여지는, 구정을 어지럽혔다거나, 국란이 일어나자 출정하여 공을 세운다는 부분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이는 분수를 망각한 인간성의결함과 비정에 대해 풍자하면서 ,한편으로는 대외적으로 국난이 일어났을 때-몽고의 침입-나라를 위해서 기꺼이 백의 종군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회적 교훈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창작 의도를 담은 사평을 통하여 당대 사회에 필요한 인물상, 즉 순리를 알고 제대로 처신하는 위국충절 표상을 제시함으로써 군왕을 모시고 治國(치국)의 이상을 바르게 실현하는 유생의 삶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하겠다.
구절 풀이
* 곡(穀)씨의 - 성(聖)을 낳았다: 이 구절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누룩과 곡물로써 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 하루만 이 - 싹돋는다: 술을 몹시 좋아하여 ‘주덕송’을 지은 유영과 애주가로 유명한 도연명이 술의 속성에 대해 말한 내용이다. 국성은 의인화된 대상임을 감안하여 풀이한다.
* 우례(優禮)로 - 부르지 않으며: 임금이 국성에 대해 두터운 예우로 대하고 고관들이 타는 가마로 궁궐에 들어옴에 허락하여 이름 대신 선생으로 칭하는 내용이다. 임금의 국성에 대한 예우와 대접을 구체적으로 서술해 주고 있는 구절이다.
* 平原督郵(평원독우)와 淸州酒從事(청주종사): 평원독우의 ‘郵’를 ‘憂’로 바꾸면 ‘근심 없이하는 벼슬’이란 뜻이며, ‘청주종사’의 ‘淸州’를 ‘淸酒’로 바꾸면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한다’의’ 듯이 된다. 평원도 격현에 있으므로 ‘평원독우’란 ‘膈上(격상-명치 위)’에 머물러 숨이 막히는 좋지 않은 술을 의미하며, 淸州(청주)는 제군에 있으므로 ‘청주종사’는 臍下(제하)까지 시원하게 넘어가는 좋은 술을 의미한다.